양희영, 5년 만에 우승 '스마일'…200만달러 '잭팟'

입력 2023-11-20 19:39   수정 2023-11-21 00:54


프로골퍼 양희영(34)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꾸준함’이다. 200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한 이후 16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필드를 누벼서다. 1부 투어에 계속 남을 수 있는 ‘꾸준한 실력’과 ‘강인한 체력’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두루 갖추지 않았다면 가질 수 없는 기록이라고 선수들은 말한다.

2023년은 이런 양희영에게 유난히 힘든 한 해였다. 시즌 시작을 앞두고 왼팔꿈치를 다쳤다. 이렇다 할 성적도 못 냈다. 그랬더니 메인 후원사가 떠났다. 양희영은 생전 처음 은퇴를 생각했다. 그는 “그동안 성적에 기복은 있었지만, 올 시즌처럼 은퇴까지 생각한 적은 없었다”며 “선수 생활을 할 날이 많이 남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희영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모자 빈자리에 자수로 ‘스마일’을 새겼다. “웃을 일만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서. 양희영은 “메인 스폰서가 없다고 가운데가 텅 빈 모자를 쓰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 웃음을 양희영이 되찾았다. 그것도 최고 선수들이 총출동한 시즌 최종전에서. 양희영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부론GC 골드코스(파72)에서 열린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 6타를 줄였다. 합계 27언더파 261타를 친 그는 2019년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 우승 이후 4년9개월 만에 통산 5승을 달성했다.

양희영이 미국 본토에서 열린 LPGA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승은 태국(3승)과 한국(1승)에서 열린 LPGA 대회에서 거뒀다. 우승 상금은 200만달러(약 26억원). 이로써 양희영은 ‘돈잔치’로 불리는 시즌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세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이 대회에서는 고진영(28)이 2020년과 2021년, 김세영이 2019년에 우승했다.

양희영은 하타오카 나사(24·일본)와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 양희영이 전반에 1타를 줄이는 사이 하타오카는 버디 2개로 달아났다. 하타오카가 앞선 상황에서 분위기가 바뀐 것은 13번홀(파4)이었다. 양희영이 친 두 번째 샷이 홀을 살짝 지나갔다가 백스핀이 걸리면서 그대로 홀 안에 들어갔다.

샷 이글 한 방으로 단독 선두로 나선 양희영은 17번홀(파5)에서 어프로치 샷을 홀에 바짝 붙여 버디를 추가해 승기를 잡았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18번홀(파4)에 오른 그는 두 번째 샷을 홀 3m 옆에 떨군 뒤 버디로 연결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시즌이 끝나면서 각종 타이틀의 주인공도 가려졌다. 올 시즌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4승을 올리며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릴리아 부(26·미국)가 생애 첫 상금왕과 함께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5승을 쓸어 담으며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한국 여자골프는 양희영의 우승을 포함해 5승을 수확하는 데 그쳤다. 고진영이 HSBC 월드 챔피언십과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해 한국 선수 중 유일한 다승자로 체면을 세웠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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